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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남성성/들

G. B. 2019. 7. 26. 07:00

오스트레일리아의 신좌파인 래윈 코넬(Raewyn Connell)은 남성성에 대해 연구하고 남성 운동의 역사를 다룬 책을 썼다.
그의 책은 맨박스와 어느 정도의 유사성이 있다.(그 이유는 그녀가 어릴 때 타자에 의해 '남성'이라고 여겨졌을때 남성성 주입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 남성성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청년시기 때부터 20세기 후반까지는 트랜스젠더 이슈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자신이 60대에 되어서야 성전환을 한 것도 트랜스젠더가 주목 받지 못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는 거 아닐까 싶다.)
그녀는 남성성은 여성성과 함께 견주어 봐야 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젠더 구조가 사회 구조와 관련된 가부장제, 자본주의, 카텍시스가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남성성에 대해 여성성과 함께 견주어 봐야 할 개념으로 보고 남성성의 정의에 대해 본질주의, 실증주의, 규범적 관점, 기호학적 관점으로 나눠서 정의 했는데 다음과 같다.

1. 본질주의 : 남자다움을 정의하는 무언가를 특징 지은 뒤 그것을 남성의 삶으로 설명함
2. 실증주의 : 남성한테 관찰되는 특정 패턴을 파악한 뒤 그것을 남성성으로 정의함
3. 규범적 관점 : 남성성은 젠더 역할로써 행동 규범 되어야 한다.
4. 기호학적 관점 : 여성성과 대비되는 상징적 차이의 세계로 남성성이라고 정의함
이로써 그는 남성 신체를 이용해 남성은 공격적이고 성욕 통제가 불가능하므로 강간이 늘어나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남성은 아이 돌보거나 동성애 금지 등과 같은 행동 제약이 생긴다고 했다.

그리고 남성성의 종류에 대해서도 정의 했다.
1. 헤게모니적(패권적) 남성성(Hegemonic Masculinity) : 쉽게 말하자면, 소위 말하는 기득권층을 뜻한다. ex) 블라디미르 푸틴, 베니토 무솔리니, 등
2. 종속적 남성성(Subordinate Masculinities) :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남성의 의무, 젠더 이분법을 지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소외 받은 자들
3. 공모적 남성성(Complicit Masculinities) : 기득권층이 아니지만 가부장적 사고를 지닌 자들로 사회적 변혁을 두려워 관습적 삶을 추구한다.
이는 바른 마음의 저자 조나선 하이트가 가난한 농부들이 우파를 지지하는 이유를 가난보다 전통이 우선시 여긴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4. 주변화된 남성성(Marginalized Masculinities) : 패권적 남성성이 만들어낸 사회 구조로 인해 피해를 입는 남성들 ex) 노동자
5. 기업가적 남성성 : 개인주의 + 신자유주의 + 탈가부장주의 배경에서 등장한 또 다른 기득권층으로 이들은 패권적 남성성에 비해 젠더 중립적이고 탈가부장적이지만 평등과 정의에는 무표정하고 중립적이라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 책에 제시된 몇몇 이미지 분석

1) 문화적 과정으로서의 남성성 : PC사용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광고 내용 보고 닌텐도의 ‘게임보이’ 게임기에서 게임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식으로 남성을 대상으로 마케팅 하는 게 생각이 났다.

2) 남성적인 국가 : 기득권층들은 어떤 사회에 대해 자기 마음대로 행세할 수 있지만 그게 모두 남성성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이미지의 학습과 개척자 이미지도 이와 마찬가지로 남성성에 의해 저런 것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
이런식으로 억압적인 사회는 모두 남성성 혹은 남자 때문이라고 여기면 모든 남성을 악마화한다고 오해 받을 수 있다. (최태섭이 욕 먹은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3) 모범적인 노동계급 남성성 : 남성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 남성은 체력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이유로 남성한테만 상대적으로 무리한 노동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4) 욕망의 대상으로써의 헤게모니적 남성성 : 남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생각이 난다.

5) 우파의 남성성 정치(저자는 여기서 우파의 남성성 정치라고 지칭한 건 아마도 파시즘적 사회는 자신들의 통치를 정당화 하기 위해 가부장적 가족 모델을 내세워 남녀 할 것 없이 성적으로 억압시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그런 듯 하다. 레이코프가 쓴 책을 참고하면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 빌헬름 라이히가 쓴 파시즘의 대중심리가 생각나는 그림. 빌헬름 라이히는 나치당의 대가족 이데올로기를 제시하며 나치당의 ‘가장으로서의 엄격한 아버지, 남편한테 순종적 어머니 모델’을 비판했다.
무솔리니, 박정희도 이런 방식으로 통치 했으며 현재 사우디, 이란, ISIS 같은 나라와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이런 방식으로 통해 자신의 권위주의적이고 억압적 통치를 정당화 했다.
- 우파가 내세우는 가부장제 혹은 엄격한 아버지 모델은 남성한테 무리한 책임을 요구하는 식으로 남성을 억압하고 여성은 권위주의적 가족관에 종속하도록 한다.
- 물론 모든 우파들이 남성성을 내세운다고 할 수 없다. 브라이언 마이어스 박사가 북한 정부가 체제 정당화를 위해 아무리 남성성을 내세워도 여성성을 내세울 때가 있는 것을 보면 답이 나온다. 이를테면 엄격한 아버지 모델을 내세운 히틀러도 때로는 여성성을 내세울 때가 있었다.
사우디 왕족도 체제 정당화를 위해 와하비즘을 내세우지만 정작 자신들은 이를 지키지 않는 것도 포함한다.

6) 헤게모니적 남성성과 군대 : 군대 미화 광고를 통해 군대 내 남성 억압을 정당화 하고 있다. 한국의 국방부 선전도 이런 식으로 남성을 억압 하고 있다.

7) 젠더 요소들을 가지고 놀기 : 과거 여장 남자는 조롱의 대상이 된 게 생각이 난다. 다만, 지금은 여장한다는 비교적 조롱 대상이 되지 않지만 여전히 트랜스포비아, 호모포비아는 존재한다.



근데 이렇게 정의하는 것에 대해 몇개 반론을 제시한다면
사실 기득권이 단지 남성에게 있는 게 아니고 공모적 남성성에서는 패권적 남성성이 만들어낸 젠더 이분법은 남성한테 있는 게 아닌 여성한테도 있다.(여기서 몇몇 학자들은 그녀의 이론에 대해 종속적 남성성이 나중에 패권적 남성성으로 변절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기업가적 남성성은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나온 남성성이라고 하는데 사실 신자유주의 이전에도 기업가가 페미니즘을 이용해 장사한 펨버타이징하거나 이미지메이킹한 사례가 있었다. (아무튼 기업가들이 소수자 정체성 대상으로 마케팅 하는 건 기업이 착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의 발달로 다수자 정체성이 필요 없어져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남성성이 왜 생겼냐?
그녀는 앞서 말했듯이 가부장제 + 자본주의 + 카텍시스가 혼합된 사회구조에서 온 것이라고 보고 근대에 식민지를 통해 부를 축적한 국가의 등장, 자본주의의 발달에서 왔다고 했다.
그러다 이런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서프러제트와 같은 여성 운동이 일어났으며 1960 ~ 1970년대에는 2세대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남성 운동이 일어났다.
이 때의 초기 남성운동은 신좌파들이 주도했는데 이들은 남성들이 남성 성 역할을 강요 하는 것에 대해 억압적이라고 비판 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에 남성운동은 친페미니즘적 남성운동과 반페미니즘적 남성운동으로 갈라졌고 1980년대 부터는 반페미니즘적 남성운동이 늘어나 현재 대안우파들의 주류 이론이 되고 말았다.(주류 대안우파들이 내세우는 매스큘리즘은 래디컬 매스큘리즘으로 메갈리아나 워마드 같이 피해 의식을 내세운다. 그래서 남성 분리주의를 지지하는 극단주의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그녀는 이를 보고 현재 남성성은 위기를 겪고 있거나 백래시에 대해 반박했는데 왜냐하면 남성성은 시대에 따라 변화 되는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볼수 없으며 오히려 사회 구조가 바뀌니 혼란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남성으로 살면서 불이익을 겪는 것이 없다고 하는 건 아니다. 그녀는 남성이 살면서 아무리 불이익을 얻어도 이익과 불이익이 불균형하게 분배된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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